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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광주항쟁의 피와 눈물의 대가로 등장한 5공의 독재정권이 오로지 철권통치로서 연장해 보려던 기도는 드디어 87년 6월 민중항쟁이라는 국민의 견고한 단결과 위대한 투쟁으로 산산조각이 났고 인간다운 사회를 건설하려는 국민대중의 자각과 노력은 각계각층으로 분출되어 나왔습니다.

특히, 기층 민중들은 전국적인 대중조직을 건설함으로써 민중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습니다. 그러나 외세에 의존하여 분단 고착화에 기여해온 군부 독재집단과 권력욕에 눈이 먼 사이비 야당 정치 모리배들은 국민의 여망을 배신하고 독점자본의 지원과 외세의 지지 아래 반민중적 반민주적 억압을 단행하여 국민들에게 실망과 분노를 안겨주었습니다. 3당 합당은 민족의 자주화와 통일사회의 민주화를 실현하려는 국민의 열망과 의지를 폭력으로 짓밟고 안정적 영구적 일당독재를 획책하기 위해 나온 반 역사적인 행위이며 총성없는 쿠테타 였습니다.

그러나 3당 야합으로 출범한 저들이 우리 국민에게 베푼 것은 무엇이었습니까? 그것은 바로 민생의 파탄과 민중의 암살과 민중의 탄압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당면한 문제는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극심한 빈부의 격차, 공직자의 부정부패 땅투기꾼 들의 막대한 불로소득 등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경제적 불의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집값 폭등 물가 폭등등으로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여 자살하는 행렬이 줄을 이었고 한 맺힌 통곡소리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데 한쪽에서는 하룻밤에 1천만원의 화대를 뿌리며 온갖 향락을 탐닉하고 있는데 한쪽에서는 단 돈 몇 십만원이 없어 목을 메어 죽어가고 있습니다.

가진 자 30대 재벌 불과 몇 사람이 전 국토의 63%를 차지하고 서울시민 6할 이상 전 국민 절반 이상이 집 한 칸 땅 한평 없이 땅지옥 집지옥에서 살고 있는데 전국민의 1%도 안되는 땅 부자들이 1천만명에 달하는 봉급생활의 5배가 넘는 불로소득을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빈부의 극심한 양극화는 국민들을 균열시킴으로써 이 사회의 안정의 기반은 붕괴되고 있으며 거대한 비윤리적인 축재는 우리사회의 도덕적인 윤리를 문란케 하고 우리들의 소중한 생활공동체가 와해되고 자유경제체제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한 시대를 같은 공동체 안에서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라고 자신있게 부를 수 있는 동질성이며 거기서 자발적으로 비롯되는 귀속감입니다. 공동체 구성원으로써의 동질성을 갖지 못하고 또 공동체 안에서 귀속감에 대해 위화나 반발을 하게 되는 사회라면 분명 구조적으로 잘못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현재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이 구조적 부조리를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는 상황에 와 있습니다.

이제 양심적인 시민 중소기업인 지식인 서민계층 모든 사람들이 들고 일어나 조직화된 국민적 압력을 통해 경제정의를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를 확립해야 합니다.

지난 87년 6월 민주항쟁의 기적을 이뤘던 우리 국민이 다시금 들고 일어나 이번에는 분배의 기적을 성취해서 온 국민이 모두 함께 고루 잘사는 사회를 만들지 않으면 우리사회의 심각한 체제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이것이 바로 오늘 창립되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만들어지게 된 이유입니다.

경실련의 목적은 우리 사회의 경제적 불의를 척결하고 경제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평화적 시민운동을 전개함으로써 민족복지국가 건설의 기틀을 마련하고져 합니다.

정부와 가진 자는 죄없는 백성 집없는 서민들의 가슴에 더 이상 피멍을 들지 않게 하려면 더욱 과감하게 부동산 투기를 보다 근본적으로 봉쇄하여 주택가격을 안정시키고 주택문제를 무엇보다 최우선 과제로 하여 다음의 내용을 실현시켜야 합니다.

첫째, 세입자는 현저하게 국가의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으며 그 내용이 제도적으로 보장되어야 합니다. 세입자의 임대료 인상 상한선을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초과해서도 안되며 특별한 사유없이 임대계약기간내에 세입자를 내보낼 수 없도록 조처되어야 합니다.

둘째, 무주택 서민들을 위해 공공주택공급을 대폭 확충해야 합니다. 저소득층이 임대료만 지불하고 살 수 있도록 임대 전용주택을 대량 공급하고 서민들이 자기 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국민 주택규모의 공공주택을 집중 건설해야 합니다.

셋째, 주택구입과 건설을 위한 금융제도를 근본적으로 확대 조정합니다. 주택융자액은 실제로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수준으로 상향 조정되어야 하고 대부금 상환기간을 현재보다 늘려 원리금을 갚으면서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모든 금융기관과 재정관련 단처에서 주택구입과 건설 융자등을 장기 저리로 지원해 줄 수 있도록 조처되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모든 사람이 먹고 입고 거처하는 문제로 고통받지 않고 살 수 있는 복지사회를 건설해야 하겠습니다.

1990년 6월 23일, 광주경실련 창립 선언문